공공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업체는 계약 체결 단계에서 ‘청렴계약 이행각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형식적 서약이 아니라, 입찰부터 계약 이행 전반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준수해야 할 핵심적인 준법의무와 위반 시 제재 기준을 명확히 규정한 문서로,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됩니다.
- 입찰 및 계약 과정에서 관계자에게 금품, 향응 또는 기타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지 않을 것
- 특정 업체의 낙찰을 유도하기 위한 담합 등 불공정 행위를 하지 않을 것
-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낙찰자 선정 취소, 계약 해제·해지, 각종 행정 제재를 수용하며 이에 대해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점에 대한 동의
이와 같은 청렴의무를 위반하여 ‘부정당업체’로 지정되는 경우, 일정 기간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는 특정 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기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대부분의 공공입찰 참여가 전면적으로 차단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영업 기반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제재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관련 처분이 예상되거나 통지된 경우에는 초기 단계부터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신속하게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렴계약 위반에 따른 입찰참가제한 처분을 취소한 판례
이에 본 글에서는 이러한 예시로 청렴계약 이행각서 위반을 이유로 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행정소송을 통해 취소된 사례를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해당 사건에서 원고는 공공기관 사옥의 시설관리 용역을 수행하던 업체였는데, 현장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상조회비를 활용하여 퇴직 예정 직원들에게 약 20~3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송별금 명목으로 제공한 사실이 문제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발주기관은 청렴의무 위반으로 판단하여 부정당업체 지정 및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처분의 부당함을 다투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 해당 상품권 제공은 회사 차원의 계획이 아니라, 사적 성격의 상조회비에서 이루어진 점
- 금품 제공의 목적이 입찰 편의 제공이나 계약상 이익 확보와는 무관한 점
- 계약은 정상적으로 이행되었고, 발주기관에 별도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 청렴계약 이행각서의 문구만으로 곧바로 부정당업체 지정의 요건이 충족된다고 볼 수 없으며, 입찰참가자격 제한 여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별도로 판단되어야 하는 점
이와 같은 사정을 근거로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등법원은 해당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아, 부정당업체 지정 및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모두 취소하는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이처럼 청렴계약 이행각서 위반이 문제되는 사안이라 하더라도, 행위의 경위와 동기, 계약과의 실질적 관련성, 법령상 요건 충족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면 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여지가 충분히 존재합니다. 나아가 위반 사실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그 정도에 비해 제재가 과도하다면, 처분의 취소뿐 아니라 제재 수위의 감경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제재 처분이 먼저 집행될 경우 기업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제재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초기 대응 단계에서부터 신속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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